중국·인도, 국경서 또 충돌했다는데…군단장 회담 눈길

입력 2021-01-26 10:59
중국·인도, 국경서 또 충돌했다는데…군단장 회담 눈길

양측 "회담 건설적…국경부대 조기 철수 추진"

중국 전문가 "대립 이어지고 회담 장기화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과 인도의 전방 부대가 국경에서 또 다시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이 군단장급 회담을 건설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26일 중국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와 인도 국방부는 전날 저녁 공동 성명에서 지난 24일 열린 제9차 군단장급 회담이 "긍정적이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발표했다.

공동 성명은 "양측이 일선 부대의 조기 철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해에도 국경 최전방 부대의 철수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인도의 군단장급 회담이 열린 것은 2개월반 만이다. 양군은 대화와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며 10차 회담을 조속히 열기로 했다.

9차 회담은 양군이 국경 지역에서 또 다시 충돌했다는 인도 측 발표 이후 개최돼 관심을 받았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지난 20일 인도 북부 시킴주 국경 지역인 '나쿠 라'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인도 시킴주와 중국 티베트를 잇는 곳이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인디아투데이에 "인도군이 나쿠 라의 경계를 넘어 침범하려던 중국군의 시도를 막았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면서 중국군 20여 명이 다쳤고 인도군에서도 부상자 4명이 나왔다고 말했다.

인도군도 성명을 내고 "지난 20일 나쿠 라 지역에서 작은 대결(minor face-off)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번 충돌을 시인하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으며 국방부도 군단장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충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후시진(胡錫進)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은 양측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인도 측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회담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첸펑 칭화대학 국제전략연구원 연구부 주임은 "대립이 이어지고 회담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양국군은 지난해 5월 이후 국경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특히 작년 6월 갈완 계곡 충돌에서 인도 측은 자국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중국 측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벌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서고 있다.

양국 군은 LAC 인근에 병력은 물론 탱크, 미사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