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무효로 뺨맞은 트럼프 "공화 한심!"…지지자에 시위 독려(종합)

입력 2021-01-02 08:07
거부권 무효로 뺨맞은 트럼프 "공화 한심!"…지지자에 시위 독려(종합)

여당도 등 돌리자 지지자들에 바이든 승리 확정 반대시위 참여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상원에서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자신의 거부권을 무효화하자 공화당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대형 테크기업들에 무제한적 권한을 주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없애버릴 기회를 놓쳤다. 한심하다!"는 트윗을 올렸다.

상원은 이날 찬성 81표, 반대 13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돌려보낸 국방수권법안을 재의결했다. 여당인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예산을 담은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이용자 콘텐츠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통신품위법 230조가 폐지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제 그들(공화당)은 중국 바이러스로 파괴된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2천 달러 대신 600달러를 주고 싶어한다. 공정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통과된 경기부양법이 미국 국민에 600달러씩 지원하도록 한 부분을 또다시 문제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2천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트윗에서 "워싱턴DC에서 1월 6일 오전 11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릴 것"이라며 "장소 관련 정보가 나중에 나온다. 도둑질을 멈춰라!"라고도 했다.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최종 확정되는 것을 겨냥, 지지자들에게 대규모 시위를 통한 세력 과시를 당부한 것이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등을 돌리며 처음으로 법안 거부권이 무력화되자 지지자들에 구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량의 증거가 6일 나올 것이다. 우리는 크게 이겼다"는 트윗도 올렸다. 그는 대선조작을 주장하면서도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해 대부분의 소송에서 패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를 저격하기도 했다.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튠 원내총무에 대항해 2022년 상원의원 경선에 나갔으면 한다는 트윗을 올린 것이다.

튠 원내총무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자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플로리다주 개인 리조트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을 단축해 전날 백악관에 복귀했다.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독려해 '마지막 반란'을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