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난한 이들도 코로나19 백신 혜택 받아야" 호소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군비 대신 최빈국 지원 '글로펀 펀드' 만들자" 제안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보편적 공급을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내년 1월 1일 '제54차 세계 평화의 날'에 앞서 17일(현지시간) 미리 발표한 '평화로 가는 배려의 문화'를 통해 전 세계 최빈국들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소외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프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근권이 보장되도록 정치지도자들과 민간 부분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교황은 이전에도 부유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백신 국가주의'를 경계하면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백신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이에 더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자금으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응하자는 의견도 밝혔다.
교황은 "얼마나 많은 자원이 무기, 특히 핵무기에 쓰이는가. 이러한 자원은 개인의 안전과 평화 증진, 빈곤 퇴치, 의료서비스 제공 등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에 사용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군비로 '글로벌 펀드'를 설립해 기아 퇴치와 최빈국 개발에 사용하도록 국제사회의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교황청은 베트남 전쟁 중이던 1968년 새해 첫날 교황 바오로 6세가 평화를 위한 특별 호소문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이날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역대 교황은 세계 평화의 날에 앞서 매년 전쟁과 기아, 질병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발표해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84번째 생일을 맞은 이날 특별한 행사 없이 정상 업무를 소화했다고 교황청은 전했다. 오전에는 한국 추규호 주교황청 신임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겸한 면담도 가졌다.
교황은 또 폐 질병으로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을 위해 인공호흡 장비 4대를 기증하는 한편 가톨릭 자선단체를 통해 나폴리·볼로냐·시에나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 의약품, 마스크, 개인위생 제품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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