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文·스가, 새 관계 구축 기회 놓치면 안돼"
"한일, 과거 아닌 미래에 집중해야"…바이든 정권 출범 앞두고 제언
아미티지·나이 "단기적인 北비핵화 비현실적…한미일 방위협력 필요"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초당파 연구자들로 구성한 그룹이 현지시간 7일 이런 내용이 담긴 이른바 제5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일 관계에 관해 "미국은 양국이 건설적이고 실리적으로 협조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관계 구축을 향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문제에 관해서는 "단기적으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것"이라며 "우선 억지력을 향상해 북한을 어떻게 가두어 놓을지 검토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한미일의 방위 협력을 촉진하는 것은 불가결하다"는 견해를 함께 내놓았다.
아울러 중국 등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쌍방이 필요하다"며 동맹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일미군 주둔비 협상에 대해서는 "미국은 지금까지의 협의를 리셋하고 교섭을 가능한 한 빨리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군사 및 정치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대만과 정치·경제 면에서 관여하는 가운데 미일이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 요구된다"고 대만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표명했다.
이밖에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이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틀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일본이 참가하도록 미국과 일본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견해를 함께 내놓았다.
미국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민주당 측),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공화당 측)가 이번에 보고서를 낸 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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