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시' 브라질 대통령 "유럽 봉쇄강화 이해 어려워"
초기 대응 실패 이어 보건 제쳐두고 '경제만 우선' 비난 쇄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부인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의 봉쇄 강화 조치를 비판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한다며 봉쇄를 강화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집에 있으라'는 정책이 잘못됐다고 언급하면서 "봉쇄 강화는 경제를 더 엉망으로 만들 것이며, 봉쇄가 아니라 코로나19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에 대해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에 이어 여전히 보건보다는 경제를 우선하는 인식이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사회적 격리와 경제 봉쇄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등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악수·포옹하고 사진을 찍는 등 방역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으며, 과학적인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료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UFRJ)은 프랑스 개발조사연구소(IRD)와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언행이 지지자들에게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도록 만들었고 이 때문에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49만4천376명, 누적 사망자는 15만8천969명이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는 2만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일일 사망자는 1천명을 밑도는 상황이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90% 넘는 495만4천여 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인도에 이어 세 번째이며, 사망자는 미국 다음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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