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추락기 '기적의 생존자', 같은 항공사 여객기 이용
탑승객 97명 사망·2명 생존 사건 주인공 자파 마수드씨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지난 5월 추락한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여객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가 다시 같은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해 주목받았다.
27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발 라호르행 파키스탄국제항공 여객기에 펀자브 은행 최고경영자(CEO) 자파 마수드씨가 탑승했다.
마수드씨는 지난 5월 22일 파키스탄국제항공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추락사고를 당했다.
당시 여객기는 기장이 "우리는 엔진을 잃었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파키스탄 8303"이라고 절박한 목소리로 말한 뒤 카라치 진나공항 활주로 인근 주택가에 추락했다.
탑승자 99명 가운데 97명이 숨지고 1열에 앉았던 마수드씨와 10열에 앉았던 기술자 무함마드 주바이르(24) 등 단 2명만 목숨을 구했다.
마수드씨는 "추락 당시 기절해 아무 기억이 없다.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구조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마수드씨는 이달 26일 라호르로 돌아가기 위해 국적기인 파키스탄국제항공 여객기를 다시 타기로 결심했다.
라호르 공항에는 마수드씨를 환영하기 위해 파키스탄국제항공 고위급 임원들이 마중 나왔다.
라호르에 도착한 마수드씨는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쾌적한 느낌을 받았고, 특히 착륙 순간은 그동안 경험한 착륙 가운데 가장 부드러웠다"고 평가했다.
파키스탄국제항공 측은 마수드씨가 자사 여객기에 다시 탑승한 점에 대해 열렬히 감사를 표하며 "그가 보여준 신뢰를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조사위원회는 5월에 발생한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조종사 실수를 우선해서 꼽았고, 이후 파키스탄 국제항공 조종사 가운데 150명의 면허가 가짜이거나 미심쩍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사고 조사 초기 보고서에는 "조종사가 착륙 당시 잡담을 하고 자동조종장치를 풀어 놓은 상태였다.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도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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