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에 유럽 기업 실적 악화 우려 고조

입력 2020-09-08 10:23
유로화 강세에 유럽 기업 실적 악화 우려 고조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올해 유로화 강세로 유럽 기업의 영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 경제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올해 5.6%나 올랐다며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유로존 회원국의 기업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7일(현지시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응이 점쳐지면서 최근 며칠간 유로화 강세 행진은 주춤했지만 지난 1일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 환율은 201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유로당 1.2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다.

특히 무역 거래 가중치를 적용한 환율은 거의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지원 서비스 업체인 아케라의 외환전략가인 비라지 파텔은 "무역 가중치 환율을 보면 고통의 문턱 초입에 와있다"며 "강세가 더 진행되면 큰 문제"라고 WSJ에 말했다.

유럽의 대형 자산관리사인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10% 평가 절상되면 유로존 기업의 이익이 3%가량 줄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제조업체 페라리나 프랑스의 타이어 업체 미쉐린처럼 유로존 지역 내 생산 비중이 높고 해외 판매가 많은 기업은 유로화 강세의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ECB가 유로화의 추가 강세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고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 환율은 7일 1.18달러 수준으로 다시 내리는 등 외환시장에도 이미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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