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전공의 내일 업무복귀 전망…"단체행동 유보"(종합2보)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 SNS 라이브방송서 입장 표명
"단계적 파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가다듬는 것…합의 이행 감시"
일선 전공의·의대생, 단체행동 지속하자는 목소리 나와…내부 진통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6일 집단휴진을 잠정 중단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을 이어왔던 전공의들이 이르면 7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다만 일선 전공의와 의과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데다 '전체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는 등 내부 진통이 여전하다.
의료계는 현시점에서는 7일 업무 복귀가 유력하다면서도 막판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 "단체행동 유보한다" 확인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방송을 통해 '단체행동 유보'를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박 위원장은 "법정 단체인 의협(대한의사협회)이 정부 및 국회와 날치기 서명함으로써 명분이 희미해졌다"며 "지금의 단체행동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의협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전날 전공의, 전임의, 의과대학생으로 꾸린 젊은의사 비대위에서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박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의협과 정부의 합의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되 비상사태를 유지해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감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상정해, 참석 대의원 197명 중 126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찬성은 71명이었다.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자는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복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료계의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 반발에 부딪혔고, 회의 결과에 대한 막판 조율까지 겹치자 대전협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다가 박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단체행동 유보에 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할 경우 축소됐던 진료와 수술 등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병원 등은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점 등이 공지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상화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 '두 목소리' 안된다 밝혔지만, 내부 반발 여전
박 위원장은 이날 "합의가 지켜지게끔 감시하고 견제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체행동을 유보하더라도 우리의 개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정책 '철회' 없이 이 정도 수준에서 종료할 수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전해졌다. 의협이 여당,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대전협 비대위를 배제했다는 절차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대전협이 집단휴진 지속과 국시 거부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내부 전체의 의견 수렴 없이 진행했다는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전체 투표로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 전임의들이 자체적으로 집단휴진 지속 여부를 투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협의 결정이나 지침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단체행동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의사 비대위에서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업무 복귀를 결정하더라도 사태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의대생들 역시 대전협의 단체행동 유보와 별개로 국시 거부를 이어가는 쪽의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의협과 합의 후 의사 국가고시 재신청 마감 시한을 4일 오후 6시에서 6일 밤 12시로 연장했다. 이날까지 시험 응시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올해 실기시험을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대신 9월 1일부터 18일 사이에 응시 예정인 재신청자는 11월 이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 시험 준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협과 교수, 의료계 원로 등의 건의가 반영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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