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액권 발행 반대 목소리…"부패·범죄 조장"
일부 정당, 대법원에 고액권 발행계획 취소 청구소송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중앙은행이 현금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고액권 발행 계획을 발표한 이후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성향의 3개 정당은 전날 연방대법원에 고액권 발행 계획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정당은 고액권 지폐가 발행되면 부패와 탈세, 돈세탁, 재산 은닉, 외화 반출 등 각종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이 고액권 발행을 결정하면서 충분한 타당성 연구를 거치지 않았고 법무부 등 관련 기관의 의견도 제대로 청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브라질의 10개 반부패 단체가 발표한 고액권 발행 반대 성명도 소송 제기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앙은행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헤알 지폐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상상황에 대비하려는 개인의 현금 보유가 증가하고 정부의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폐 소비가 느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연말까지 200헤알 지폐 4억5천만장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900억 헤알(약 19조3천억 원) 규모가 시장에 공급된다는 의미다.
브라질에서는 현재 2헤알, 5헤알, 10헤알, 20헤알, 50헤알, 100헤알 등 6가지 지폐가 유통되고 있다.
한편, 이달 초에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0헤알 위조지폐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 디자이너가 50헤알과 100헤알 지폐의 디자인을 합성한 가상의 지폐를 만들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으며, 누군가 이를 그대로 인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앙은행은 "200헤알 지폐는 8월 말부터 유통될 예정이며 위조를 막기 위해 디자인과 색상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밝혔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