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서 17년만에 사형집행 뒤 이란에 "처형하지 마라"
이란 반정부시위 가담 3명 사형 집행 반대 SNS캠페인 동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사형을 집행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글을 이란어로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3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이들의 사형은 언제든지 집행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에 개탄스러운 메시지가 될 것이다. 집행돼선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형하지 말라'라는 해시태그도 붙였다.
이 해시태그는 이란에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한 캠페인이다.
14일 이란 사법부는 지난해 11월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무기 강도와 기물 파손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중반 피고인 3명에 대해 최종심에서 사형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시위 도중 부서진 은행과 버스의 사진을 찍어 외국 언론사에 제보한 사실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 이 혐의도 유죄가 인정됐다.
이란 사법부가 이를 발표하자 이튿날부터 SNS에서는 이들이 흉악범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이라면서 '#처형하지 말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SNS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높아진 비판 여론에 이란 사법부는 15일 "변호인이 재심을 신청하면 판결이 바뀔 수도 있지만 아직 재심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 지도부에 반대하는 여론이 SNS상에서 커지자 재빨리 자신의 트윗에 인용한 셈이다.
공교롭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정부가 17년 만에 사형을 집행한 바로 다음날 이 트윗을 게시하면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 연방정부는 14일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무장 강도를 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백인우월주의자 대니얼 루이스 리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미 연방정부 차원에선 2003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다만 주정부 차원의 사형은 텍사스, 미주리, 앨라배마 등 남부 주를 중심으로 최근에도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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