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홍콩 시민, 톈안먼 추도 집회 할 수 있어야"

입력 2020-06-03 22:14
수정 2020-06-04 06:06
EU "홍콩 시민, 톈안먼 추도 집회 할 수 있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3일(현지시간) 홍콩 경찰이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도 집회를 불허한 것과 관련, 홍콩 시민은 톈안먼 사태를 자유롭게 기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에게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를 기념하는 것은 "핵심적인 자유가 계속해서 보호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올해 홍콩과 마카오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가해진 제한에 주목한다"면서 "우리는 홍콩과 마카오 시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념일을 적절하게 기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완전히 존중하는 것은 최근 사건들을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대변인은 EU는 계속해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애도하고 정의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 유혈 진압한 '중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으로 일컬어지는 사건이다.

이후 매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한해도 빠지지 않고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톈안먼 희생자 추도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은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오는 4일 예정됐던 추도 집회를 불허했다. 경찰이 집회 개최를 불허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마카오 정부도 지난 30년 동안 허용했던 '톈안먼 사진전'을 올해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과 마카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대립의 날을 세우는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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