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 "올 여름휴가 집 발코니에서 보내는 일 없을 것"
최소 여름 휴가 전에는 완전한 '여행의 자유' 보장 단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인명 피해를 본 이탈리아 총리가 올여름 휴가를 정상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민을 다독였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을 집 발코니에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바다로, 산으로 여행하고 우리 아름다운 도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규정 등으로 올해 여름 휴가가 이전과 같지는 않을지라도 이탈리아인들이 우리나라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것은 멋진 일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최소한 여름 휴가 전에는 이동 또는 여행의 자유를 완전히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3월 고강도 봉쇄 조처의 하나로 6천만명 전 국민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인들은 식료품·의약품 구매, 업무 및 건강상 사유 등 외에는 일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유럽에서 가장 길고 강력한 전 국민 자가격리 조처였다.
이달 4일부터 봉쇄 조처가 완화되면서 거주지가 속한 주(州) 경계 내 공원에서 산책·조깅이 가능해지는 등 어느 정도 이동의 자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다른 주로의 여행은 제약을 받고 있다.
다만, 콘테 총리는 해외 관광객이 언제부터 이탈리아에 다시 입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 유입이 완전히 끊긴 데다 비필수 업소·사업장 폐쇄, 전국 이동제한령 등 고강도 봉쇄 조처가 내려지며 관광산업이 궤멸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시칠리아를 비롯해 코로나19 피해가 크지 않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관광산업을 정상화해달라는 압박도 거세다.
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1만8천268명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사망자 규모 역시 3만395명으로 미국, 영국에 이어 세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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