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사망자 1만명 넘은 날 대통령은 제트스키 즐겨
당국 방침 어기고 마스크도 착용 안 해…바비큐 파티도 계획했다 취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은 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트스키를 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글로부TV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파라노아 호수에서 제트스키를 타며 물놀이를 즐겼으며, 이 장면은 동영상으로 촬영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뒷좌석에 안전요원을 태운 채 자신이 직접 제트스키를 운전했으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브라질리아 당국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상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트스키를 탄 곳은 대통령 관저에서 가까운 요트장으로, 지지자로 보이는 주민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제트스키를 근처에 있던 요트에 가까이 댄 뒤 탑승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탑승자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불만을 터뜨리자 공감을 표시하면서 코로나19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정치인과 각료들을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하려다 거센 비난이 제기되자 취소했다.
브라질 언론은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인용,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바비큐 파티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취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일 대통령궁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파티 계획을 밝혔으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표적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자유운동(MBL)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비큐 파티를 하면 최소 10만 헤알(약 2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서는 등 논란이 커졌다.
바비큐 파티 계획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자 대통령 측근들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발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동영상을 통해 그대로 남아 있음에도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바비큐 계획은 거짓이었다"며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을 향해 '멍청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5만5천939명, 사망자는 1만627명 보고됐다.
브라질의 사망자 수는 미국·영국·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에 이어 사망자가 6번째로 많다.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다는 발표에 하원과 상원, 연방대법원은 사흘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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