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34개 주 전역서 확진자 발생…수도권 이동규제 강화

입력 2020-04-13 11:30
인도네시아 34개 주 전역서 확진자 발생…수도권 이동규제 강화

코로나19로 숨진 간호사 매장 반대한 주민들 '역풍' 맞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1만7천여개 섬으로 이뤄져 국토 동서 길이가 5천㎞에 이르고, 3개의 시차가 존재하는 인도네시아 34개 주 모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 자카르타글로브 등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동누사틍가라주와 술라웨시섬 북부 고론탈로주 등 2개 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다.

하지만, 9일 동누사틍가라주에서, 10일 고론탈로주에서 각각 1명의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인도네시아 34개 주 전역에서 확진자를 기록했다.

고론탈로주 주지사 루슬리 하비비는 "우리 주의 첫 확진자는 술라웨시섬 고와에서 열린 이슬람 부흥 집회에 참석했던 남성"이라며 "해당 행사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선교단체인 타블리기 자마앗(Tablighi Jama'at)는 고와에서 3월 19일부터 부흥 집회를 열었고, 당시 국내외에서 8천여명이 참석했다.

지방 정부의 설득으로 행사 당일 집회가 취소됐지만, 태국인 참석자 42명이 최근 귀국 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는 등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타블리기 자마앗이 말레이시아에 개최한 부흥 집회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만 1천70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인도에서도 이 단체가 뉴델리에서 개최한 집회 때문에 2천500명 이상이 감염됐다.



인도네시아의 확진자는 전날 기준으로 4천241명, 사망자는 373명이다.

자카르타의 확진자(2천44명)가 48%를 차지하고, 서부 자바주 450명, 반튼주 281명이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에 10일부터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15일부터 서부 자바주의 데폭시, 브카시 시·군, 보고르 시·군으로 확대한다.

보건부는 반튼주의 땅그랑 시·군과 남부땅그랑시도 PSBB 적용 지역으로 전날 승인했다.

자카르타에 1천만명, 외곽 도시까지 더하면 3천만명이 모여 살기에 자카르타 수도권부터 이동을 규제하는 것이다.

PSBB 적용 지역은 외출 금지와 도로차단과 같은 '전면 봉쇄' 조치를 하지는 않지만, 집 밖 외출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장은 문을 닫고, 5명 이상의 공공장소 모임·식당 등 매장 내 식사·예배당의 종교활동이 금지되며 모든 시민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코로나19 사망자는 373명이지만, 이는 공식 통계일 뿐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새벽에는 수마트라섬 메단의 종합병원에서 생후 2년 6개월 된 아기가 사망했다고 CNN인도네시아가 보도했다.

아기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감독 대상환자(PDP)로 분류된 상태에서 숨졌다.



중부 자바 스마랑군의 한 마을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간호사의 장례를 마을 주민들이 반대해 논란이 됐다.

유족은 시신을 아버지의 무덤 옆에 매장하길 원했다. 하지만 주민 수 십명이 장례를 거부했고, 결국 스마랑의 다른 공동묘지에 매장이 이뤄졌다.

관련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들을 거부한 적이 없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을 어찌 배척할 수 있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마을 책임자가 공식으로 사과했고, 경찰은 감염병에 관한 법에 따라 주민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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