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글로벌경제 회복 5가지 시나리오

입력 2020-04-02 13:30
코로나19 이후 글로벌경제 회복 5가지 시나리오

코로나 하반기까지 창궐하면 최악의 L자형 침체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08년 금융위기 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세계 경제는 언제쯤 얼마나 회복될까.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세계 경제 하강 후 회복이 코로나19가 물러나는 시점에 따라 'V자형 반등'과 'U자형 회복', 'L자형 경기 둔화', 'W자형 더블딥(이중 침체)', '수직 하락 후 완만한 회복' 등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JP모건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해 "바이러스의 움직임과 바이러스 억제 정책의 효과, 경기부양책, 민간 부문의 행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는 격언대로 엄청나게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 V자형 반등

이달 혹은 다음 달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이 완화하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빠르게 살아날 수 있다.

공장과 각종 서비스도 활기를 찾고 해고와 실업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은 성공적인 결실을 봐 내년 초쯤이면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으로 급상승한 점은 세계 경제의 'V자형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 U자형 회복

바이러스가 6월까지 머물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데도 시간이 더 필요하고 그에 따라 경기의 바닥 국면도 길어진다.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효과로 소비가 일부 회복되지만, 소비자들의 외식이나 쇼핑은 예전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

공장들과 작업장들이 완전 가동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코로나19 위기 중 없어진 일자리도 바로 복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는 코로나19 확산 중 발생한 빚을 갚아야 하고, 무역은 전 세계 공급망이 제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해 더디게 회복된다.

이런 가정 아래에서 경기회복은 올해 말이 지나야 현실화하게 된다.

박종훈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한국경제 담당 책임자는 "중국 경제 둔화가 길어질 것으로 보여 'V자형' 회복을 낙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L자형 경기 둔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거리 두기도 하반기에나 완화해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된다.

코로나19가 여름 전에 물러간다고 해도 경기 침체가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경제 회복도 더 지연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사람들이 서비스 지출을 계속 줄이고 집에 머물며 휴일을 즐기지 않게 된다.

코로나19 위기 중 쌓인 부채는 더 갚기 어려워져 채무불이행과 기업 도산이 잇따라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주식시장은 반등하지 못한다.

정부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효과를 보는 데는 시간이 걸리게 된다.

노무라증권은 L자형 경기 둔화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 W자형 이중 침체

코로나19가 물러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오는 경우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은 코로나19에 대한 통제가 너무 일찍 완화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제한 조치들을 다시 시행하고 기업들이 다시 문을 닫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다시 경기 침체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슈로더 자산운용의 키스 웨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V자형 반등을 이루더라도 코로나19가 오는 3분기 다시 찾아오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이는 이중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 급락 후 완만한 회복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의 로고처럼 경제가 내려갈 때는 가파른 모습이지만 회복은 매우 완만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했던 각종 제한 조치들이 서서히 풀리면서 기업 활동과 소비도 천천히 회복된다.

산업 생산 수준은 코로나19 발병 이전보다 낮은 상태에서 2021년을 맞이하며, 사람들은 경제활력이 부족해 소비와 장거리 여행에 매우 신중해진다.

특히 부채가 늘어났다면 이런 상황은 더 심화할 수 있다.

독일의 베렌베르크은행은 "경제가 결국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가파른 경기 급락 후에는 완만한 경기회복이 뒤따를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 경제 수준을 회복하는데 대략 2년 정도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dae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