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P시장, 대내외 충격시 채권시장 등에 연쇄적 악영향"

입력 2020-03-30 06:00
"국내 RP시장, 대내외 충격시 채권시장 등에 연쇄적 악영향"

한은 단기금융시장 리뷰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한국은행은 국내 단기금융시장인 환매조건부증권(RP) 시장에 리스크 요인이 있으며 정부의 개선조치가 시행되면 다소 경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서 "국내 RP 시장은 급격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이 있다"며 "헤지펀드 거래가 도입된 이후 증권사에서 RP 매도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을 추구하는 행태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펀드에 모인 자금으로 국고채, 우량 회사채 등을 매수한다. 이를 담보로 RP 시장에서 돈을 빌려 다시 채권을 사들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여러 번 빚을 내 재투자하는 게 가능하다.

수익성이 장점이지만 문제는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다. 증권사들은 RP 시장에서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없어 결국 담보로 잡은 국고채나 회사채를 헐값에 팔아치우게 된다.

한은은 "이는 RP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RP 매도 시 현금성 자산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일정 비율로 현금, 예·적금, CD, 수시입출식 특정금전신탁 등 곧장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이 방침은 올해 7월부터 적용된다.

한은은 "개선조치가 시행되면 RP 시장의 유동성 리스크는 다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RP 거래에서 익일 물 비중이 높은데, 기일 물로 이전될 수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단기금융시장(콜, 환매조건부매매, 양도성예금증서, 기업어음, 단기사채) 규모는 355조원으로 1년 전 302조원보다 17.5%(53조원) 급증했다.

RP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7조2천억원, 기업어음은 24조1천억원 늘어 단기금융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단기사채와 양도성예금증서 시장의 규모도 각각 8조8천억원, 4조5천억원 늘었다.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예금, 양도성예금증서를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리고 콜머니를 축소하면서 콜시장은 1조8천억원 감소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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