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란서 교민 등 80명 전세기로 귀국길 올라(종합2보)

입력 2020-03-19 12:07
'코로나19 확산' 이란서 교민 등 80명 전세기로 귀국길 올라(종합2보)

두바이 경유 오늘 오후 인천공항 도착…미국 제재로 국적기 바로 투입 못해

도착 후 1∼2일간 대기, 코로나19 검사…음성이면 14일간 자가격리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신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는 이란에서 한국 교민 등 80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교민 74명과 이들의 이란 국적 가족 6명 등 80명은 18일(현지시간) 밤 이란 테헤란에서 출발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19일 오후 4시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란은 미국제재로 국적기가 바로 들어갈 수 없어 테헤란에서 두바이까지는 이란항공을 이용한 뒤 두바이에서 아시아나항공[020560] 여객기로 환승했다.

여객기에는 외교부 직원과 의사 1명, 간호사 1명, 검역관 2명 등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이 탑승해 교민 등을 대상으로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들이 한국에 도착하면 인천공항에 마련된 별도 게이트에서 검역을 받는다. 유증상자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로 이동,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없는 사람은 경기도 성남 코이카(KOICA) 연수센터에서 1∼2일 정도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음성이면 14일간 자가 격리가 이뤄진다.

이란이 중국 우한(武漢)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시설 격리는 하지 않는다.

당초 이란 전세기는 지난주 투입될 계획이었지만, 이란 측과 협의가 지연되면서 미뤄졌다.

현재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 등 한국인은 총 200명 정도로, 이번에 전세기로 귀환한 인원을 제외하면 현지에는 100명 안팎이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하순부터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확산하면서 오가는 항공편도 거의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18일(현지시간) 정오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7천361명, 사망자는 1천135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중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정부는 우한 거주 한국인과 일본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을 각각 전세기와 대통령 전용기로 귀국시킨 적은 있지만, 특정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철수는 처음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란 외에도 페루와 에콰도르, 필리핀, 이탈리아 등에서도 한국 국민이 고립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에 대해선 아직 정부가 직접 전세기 투입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이탈리아는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전세기 마련을 추진하고 있고, 페루나 에콰도르 등은 인근국에서 운영하는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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