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 부진에 기업 자금조달 난항(종합)
지난주 회사채 발행 감소…기업 신용등급도 줄하향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포스파워는 전날 3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자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00억원의 매수 신청이 들어와 발행 목표액에 일부 미달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파워는 2011년 설립된 민자 석탄화력발전회사로, 강원도 삼척 화력발전소 건립 자금을 조달하려고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앞서 지난 13일 하나은행과 키움캐피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두 종목 모두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AA등급인 하나은행의 후순위 채권은 3천억원 모집에 참가금액이 2천700억원이었으며, BBB+등급인 키움캐피탈은 모집금액 500억원 중 17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회사채 시장도 타격을 받아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 기업 실적 우려로도 번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소비 위축 및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으로 지난주(3월 9∼13일) 회사채 발행액은 1조4천245억원으로 전주(2∼6일)의 1조7천558억원보다 3천313억원 줄었다.
2월 마지막 주(24∼28일) 회사채 발행액 4조2천244억원과 비교하면 3월 들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3월은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가 몰려 회사채 발행시장 비수기로 꼽힌다. 다만 4월은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도 크다.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회사채는 6조5천495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국내 기업 신용등급도 잇따라 하락했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달 무디스는 LG화학[051910]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종합화학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이마트[139480]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CC[002380]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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