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영국왕자 '태세전환'…지인 성범죄 수사에 비협조 일관"

입력 2020-03-10 12:09
"앤드루 영국왕자 '태세전환'…지인 성범죄 수사에 비협조 일관"

엡스타인 사건 수사 美 검사 "협조한다더니 실제론 달라…다른 방법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미국에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에 휘말린 영국의 앤드루 왕자(59)가 미국 검찰의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고 미국 수사당국이 밝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제프리 버먼 연방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앤드루 왕자가 자발적 협조를 전혀 하지 않고 입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버먼 검사는 이전에 앤드루 왕자가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에 협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검사실에서 다른 선택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선택방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지난 1월에도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버킹엄궁은 당시 앤드루 왕자의 법률팀이 이 사안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2001∼2002년 런던, 뉴욕, 카리브해의 섬 등에서 엡스타인의 알선으로 당시 10대이던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라는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정치인, 사업가 등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지시했으며 앤드루 왕자도 그 중 한명이었다고 법정 진술했다.

엡스타인은 작년 8월 맨해튼의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해 11월 "요청을 받는다면 적절한 법집행기관의 수사를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줄곧 자신의 연루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에 대해 주프레는 지난해 12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실을 말한 것이라며 앤드루 왕자를 비난했다.

미국 법무 당국은 지난 1월 제기한 소송에서 엡스타인이 2018년께에도 미성년자를 감금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인용한 바 있다.

앤드루 왕자의 변호사로 알려진 클레어 몽고메리는 이번 수사와 관련한 가디언의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9.08.17 송고]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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