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 한국경제 수출·내수 동반 타격 가시화

입력 2020-02-16 08:05
[코로나19 한달] 한국경제 수출·내수 동반 타격 가시화

홍남기 "메르스 사태보다 더 영향"…1분기 역성장 우려도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확산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내수에 동반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미 우리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5년 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정부는 경제에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 코로나 19 한 달…수출·내수 동반 타격 가시화

16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한 달째를 맞아 우리 경제에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5억8천만달러에서 15억3천만 달러로 3.2% 줄었다. 1월에 일평균 기준으로 4.8% 증가로 돌아서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내 부품기업 생산 중단에 따른 부품 재고 부족으로 현대차가 지난 4∼11일 공장별 순차적 휴업을, 쌍용차는 4∼12일 휴업에 들어간 영향으로 2월 제조업 생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수에도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1월 24∼31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가 1년 전보다 하루 11% 꼴로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는 감소세가 더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지난해 기준 34.5%에 달한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는 여행업, 호텔업, 면세점 등에 직격탄이 된다.

관광객 대상 음식점·카페 방문객이 감소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매출이 80%, 광장시장 매출은 50∼70% 줄어들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지표 변화 수준이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경제지표 변화를 살펴봤더니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로 인한 우리 경제 성장률 하락 효과는 각각 연간 0.1%포인트, 0.3%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각종 경제지표에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경제분석기관들 사이에서는 우리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최소 0.8∼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하락 충격이 1%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최근 한국경제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전기 대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앞서 JP모건도 코로나 19 충격으로 한국경제가 1분기에 전기 대비 0.3% 역성장 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 경제전문가 "수출·내수 모두 충격…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에 모두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우리 경제가 1분기에 역성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경제 성장률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공급망 차질과 수출 둔화가 가장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될 것"이라며 "우리 자체 소비도 위축되고, 중국인 관광객도 감소해 내수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경제 충격 강도는 장기적으로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클 것"이라며 "메르스는 소비 충격이 크게 나타났다면, 이번에는 수출 충격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진 데다 한국의 수출 규모도 늘어났기 때문에 사스 때보다는 충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마이너스로 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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