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걸프 산유국 '오일머니 금고' 15년 내 바닥날 수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현지시간) 낸 지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정도로 유지된다면 걸프 지역 산유국이 축적한 재정적 부가 15년 안에 모두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경쟁 산유국의 증산으로 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현재 걸프 6개 산유국이 원유 수출로 축적한 부가 2조달러(약 2천400조원)로 추산된다"라며 "2034년께 이 계정이 적자로 돌아서고 이들 산유국은 순채무국이 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산유량이 적은 바레인이 2018년 재정 위기로 주변 걸프 국가에서 100억 달러의 구제자금을 받았던 점을 들면서 원유가 풍부한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도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에너지 절약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재생 에너지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에 더 강력하게 정책적으로 대응한다"라며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세는 더 완만해지다가 결국 향후 20년 안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걸프 국가를 포함해 원유 수출국의 경제적 풍경이 달라질 것이다"라며 "원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조속히 다변화하고 자산 축적을 재차 추진하는 동시에 공공 지출(보조금)을 개혁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 지역 6개 산유국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