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中 음식배달업계도 직격탄…"식자재 배송은 증가"
"배달음식에 바이러스 포함 가능성 있고 배달원과 접촉 꺼린다"
연간 102조 규모의 중국 음식 배달 시장에 '먹구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이 맹위를 떨치면서 중국의 음식 배달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신종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배달 음식 주문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안나 왕(30) 씨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주 배달음식이나 밀크티를 주문해 먹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열흘 전부터는 온라인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왕 씨는 "배달 음식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고, 배달원과의 접촉으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왕 씨는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는 대신에 신선 채소를 비롯한 식자재를 배달 시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한다.
왕 씨 가족은 배달원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식자재 주문도 4일에 한 번씩 한꺼번에 한다.
왕 씨 가족은 신종코로나 감염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사람이 많이 오가는 마켓 방문도 자제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씨처럼 신종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배달 음식 서비스를 꺼리는 중국의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메이퇀뎬핑(美團点評·메이퇀)과 어러머(餓了<麻변밑에 작을요>·Ele.me)를 비롯한 중국의 배달 서비스 기업들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의 IT(정보통신) 허브인 선전(深천<土+川>)시에서 한 음식 배달업체 종업원이 신종코로나 확진자로 판정받기 전 14일가량 감염 사실을 모르고 배달 업무를 했다는 보도도 중국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 이용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충칭(重慶)시의 한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종업원 4명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메이퇀 앱을 이용해 음식 배달 일을 하는 리잔린(34) 씨는 신종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이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1월 24일∼2월 2일) 기간 음식 배달 주문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업인 트러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음식 및 식품 배달 시장은 연간 6천40억위안(102조원) 규모에 달했다. 5년 전보다 4배가량 규모가 커졌다.
메이퇀의 최대 주주는 중국 최대 IT(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이며, 어러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자회사다.
트러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음식 배달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작년 4분기 현재 4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약 14% 증가한 수치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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