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올해 전 세계 최대 위험 요소는 미국 정치"
기후변화·미중 분쟁·러시아 확장·중동 무력 충돌 등도 위험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올해 전 세계가 맞닥뜨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미국 정치를 꼽았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이 각종 기관에 압박을 주고, 경제·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며, 이미 분열된 국민을 더 갈라놓을 것이라고 '유라시아 그룹'과 '컨트롤 리스크'와 같은 글로벌 컨설팅사 소속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이는 결국 기후 정책과 기업, 투자가들에게 잠재적으로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다음 주 정치지도자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다보스 연례 회의를 준비하는 세계경제포럼(WEF)도 올해 무역 분쟁과 정치 분열로 인해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컨트롤 리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도전함에 따라 미 외교 정책이 공장 노동자나 농민들의 구미에 맞는 대중영합주의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투자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라시아 그룹도 연례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미국 정치를 최고 위험 요소로 꼽았다. 특히 지난 한 세기 동안 대선 중 가장 분열적이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지지하지 않는 절반은 정당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WEF는 다보스 포럼에 앞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경제 분쟁과 정치 분열을 올해 최고 위기로 내다본 750명의 전문가와 정책 결정자들에게 설문을 돌렸다.
이를 종합하면 선진국에서 분파주의적인 정치로 인해 수십 년 동안 무역과 세계화를 떠받쳐온 여러 제도를 허무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국 정상들이 일방적으로 행동하고,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갈등을 비축해 가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의 다보스 대표단 단장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격동의 미국 정치가 위험 요소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 정치가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고 본다"며 "브렉시트(Brexit)나 지난해 이스라엘의 정국 혼란도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기후변화나 미래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 각축, 러시아의 확장, 중동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등 다른 문제 요소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10년 전 위험 분석에서는 자산 거품과 같은 재정 문제가 초점이었지만 지금은 한층 복잡한 과제가 서로 연관돼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미 두 가지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 중이다. 미국이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면서 무력충돌의 위기로 치달았고, 이에 따라 중동 지역에서 석유 공급이 위협받고 또 이란이 핵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재보복을 자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목소리 톤을 낮추면서 상황이 진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와 함께 호주 산불로 인해 궁극적으로 기후 문제가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부각됐다.
WEF 조사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5대 위험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나 생태계 붕괴를 포함해 모두 환경 문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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