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에 국내증시 '휘청'…충격 단기 그칠 것"
"이란, 미국과 전면전 불가능…미국, 경제 제재로 마무리할 것"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곽민서 기자 = 이란이 자국 군부 실세를 공습해 살해한 미군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란과 미국 사이 갈등이 첨예해지고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고 증시에 주는 충격도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오후 3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4포인트(1.09%) 하락한 2,151.80을 가리키고 있다. 장중 한때는 지난달 12일 이후 처음으로 2,1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는 양상"이라며 "국내외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했으며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국의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 현실화하면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에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지고 유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란의 공격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공격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따른 금융시장의 영향은 단기 충격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 사상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무력충돌보다 경제 제재로 갈등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란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비교해 경제 규모가 10분의 1 미만인 만큼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의 전면전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이란의 경기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란의 공격은 게릴라식 타격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의 변수인 것은 맞지만, 실물경제나 자산시장에 구조조정을 일으킬 변화는 아니다"라며 "이르면 1개월, 늦어도 3개월 안에 수습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소비 위축이나 생산 감소로 이어지는 미·중 무역 분쟁도 견뎠던 세계 경제가 이란과 미국의 충돌에 갑자기 변화를 보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파급력이 약한 악재"라고 평가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미국이 직접 중동 국가들과 전쟁을 했을 때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며 "그런 패턴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8개월가량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이어졌는데, 전쟁 이후 증시가 안정되는 데 2개월 정도가 걸렸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서상영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심리 지표가 빠르게 둔화하고, 이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이는 세계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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