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美中 냉전 초입"…전쟁 가능성도 '경고'
"1차 세계대전보다 더 나쁜 결과 초래될 수도"…미중 대화 촉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외교의 거두로 미중 관계 정상화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96) 전 미 국무부 장관이 미중 양국이 냉전 단계의 초입에 접어들고 있으며 갈등을 계속 방치할 경우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블룸버그 통신 주최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냉전의 작은 언덕에 올라서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1차 세계대전보다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차 세계대전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위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오늘날의 무기는 더욱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의) 중국과 미국은 (예전의) 소련과 미국을 훨씬 초월하는 나라들"이라며 "중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요 경제 국가인만큼 세계 어디서든 (이해충돌로)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정치적 목적을 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정치적 대화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아직은 냉전의 작은 언덕 위에 있는 단계기 때문에 (대화가) 아직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중 양국 간의 상호 접근을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부터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은 표면의 현상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차원의 전면적인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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