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전회서 힘얻은 시진핑, '존재감 과시' 행보 가속
김정은에 답전…과학기술·전통 문화에 자신감 피력
상하이 시찰 이어 국제수입박람회서 개방 의지 표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계기로 사실상 재신임을 얻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미·중 무역 갈등과 홍콩 사태 등으로 안팎 구설에 시달려온 시진핑 주석이 건재함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4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1일 4중 전회를 마친 다음 달 중국과학원 설립 70주년을 즈음한 축하 서한을 통해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이 될 과학 기술 발전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서한에서 신중국 70주년의 과학 기술 성과를 자랑하면서 과학 기술 강국을 역설했다.
같은 날 시 주석은 중국 문자의 기원인 갑골문 발견 및 연구 120주년 축하 서한을 통해 "갑골문은 한자의 근원이고 천년 중화 문명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표출했다.
시진핑 사전엔 후계자는 없다? 홍콩시위 전면 개입? '깜깜이 회의' 중국 4중전회 핵심 요약/ 연합뉴스 (Yonhapnews)
시진핑 주석은 4중전회 이후 베이징을 벗어난 첫 시찰지로 상하이(上海)를 선택했다.
시 주석은 지난 2일 자신의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을 대동하고 상하이의 황푸강 강변에 도착해 상하이 도시 건설 현장을 돌아봤다.
시 주석은 이 시찰에서 "상하이시가 4중 전회의 정신을 심화 학습해 현대화된 국제 대도시의 통치 능력과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시 주석은 3일 상하이시 업무 보고를 받으며 개방 확대와 질 높은 경제 발전을 강조하면서 과학 기술과 혁신, 세계화를 언급해 향후 경제 정책에서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상하이 창닝구의 주민센터도 방문해 50여개국 출신의 외국 주민들과 만나 애로 사항을 직접 들어, 시진핑 주석이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음을 의식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5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도 참석해 연설을 통해 중국의 시장 개방 의지를 강력히 천명할 예정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인 국가 주석이 특정 행사에 2년 연속 참석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 전쟁 속에 중국 경제의 막강한 구매 파워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4중전회 이후 사실상 권력 재신임을 받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과학 발전과 문화에 대한 자신감 표명을 통해 민심 수습에 나선 것 같다"면서 "상하이 시찰은 대외적으로 시 주석의 개방 의지를 다시 보여주려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4중전회 막바지였던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중국 건국 70주년 축전에 답전을 보내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외 외교에도 흔들림이 없음을 보여줬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나는 당신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힘을 합쳐 중조(북중)관계의 새롭고 보다 큰 발전을 이끌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북미 간 냉각 속에 북중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 역할론을 부각할 것임을 시사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