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터키 공세 틈타 시리아서 수용소 등 공격 모색

입력 2019-10-18 17:03
IS, 터키 공세 틈타 시리아서 수용소 등 공격 모색

전문가 "미군 철수로 인한 치안 불안이 IS에 호재로 작용"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돌입한 뒤 치안 혼란을 틈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간 주춤했던 IS가 시리아 내 수감시설이나 쿠르드 민병대(YPG)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등, 터키의 공세를 호재로 여기고 있다는 테러 전문가와 정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대표는 "미군의 북부 시리아 철수로 인한 치안 불안은 ISIS(IS의 옛 이름)가 이용하기에 완벽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날 IS의 온라인 선전매체인 '알나바'는 사설을 통해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을 '미국에 버림받은 동맹'이라고 조롱했다.

알나바는 "미국은 한번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라피다'(거부자라는 뜻의 아랍어·시아파를 비하할 때 주로 쓰는 용어)에 넘겨버린다"며 쿠르드족이 더는 쓸모가 없어 미국에 버려진 동맹국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이들은 "우리는 그들에게 복수할 것"이라며 추가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IS 추종자들은 지난 9일 터키의 시리아 공격 이후, SDF가 관리하던 수용소 2곳에서 풀려난 조직원들과 가족들을 환영하면서 적극적으로 또 다른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IS는 이날도 성명을 통해 과거 IS의 수도였던 시리아 락까 인근 SDF 기지를 공격해 쿠르드족 전사 6명이 사망했으며, 인질로 잡혀있던 다수의 이슬람 여성을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SDF가 관리하던 수용소로부터 IS 포로 약 700여명이 대거 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親) IS 진영은 이 같은 급격한 국면 전환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IS를 지지하는 논평가들은 쿠르드군에 의해 억류된 수천 명의 IS 조직원을 석방하기 위해 또 다른 수용시설에 대한 공격을 요구했다.

시테의 집계에 따르면 터키의 쿠르드 공격이 이어진 최근 일주일 동안 총 27건에 달하는 SDF에 대한 IS의 공격 또는 공격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주간 매주 평균 10건의 공격이 있었던 것에 비해 수치상으로도 많이 증가했다.

IS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쿠르드군이 터키군에 대항하는 데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을 수행하기가 더 쉽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고 WP는 전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과거 이라크의 한 교도소를 습격해 수십명의 IS 조직원과 500여명의 수감자가 풀려난 이후 IS가 급격히 세력을 확장한 전례가 있어 수감시설 공격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미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군하면서 기지 내 군수품 저장 시설을 자체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남기고 간 군수물자가 터키나 러시아, 시리아 등 적진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미군 관계자는 F-15E 전투기 2대가 전날 밤 시리아 북부 코바니와 아인 이사 지역 인근의 탄약고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미군 철수가 결정되기 전까지 IS에 대한 미군 주도 연합군의 군사 작전이 이뤄지던 본부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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