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美 FDA 리콜 '인슐린펌프' 국내에선 방치"(종합)
메드트로닉 "보안문제 보고 없어…'리콜' 모든 제품 교체 아냐"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서 해킹 위험으로 리콜 조치를 내린 미국 메드트로닉 사의 인슐린펌프가 국내에서는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뇨병환우와함께하는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서는 해당 인슐린펌프에 대한 조치나 대책이 사실상 없어 환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FDA는 지난 6월 인슐린펌프인 '메드트로닉 미니메드 페러다임 712E'에 대해 사이버 보안 문제로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 인슐린 펌프에 환자나 의료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무선으로 접촉해 펌프 설정을 변경, 과다 투여되거나 투여가 중단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시민연대는 "식약처는 문제가 된 제품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제품 교환 안내나 안내문 발송 등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FDA에서 리콜한 메드트로닉 사의 모든 제품에 대한 국내 사용자 전수조사와 함께 환자들에게 제품 교환, 안내문 발송 등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제품이 소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예정됐다고 지적하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민연대는 "해당 모델은 건강보험공단에서 2020년부터 소아 당뇨병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예정돼 있다"며 "문제가 있는 제품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라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드트로닉 측은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국내 모든 환자와 의료인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안전 우려 사항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한 강화된 규정에 근거한 보안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외를 포함해 해당 제품으로 인한 사이버 보안 문제가 실제로 환자에게 발생하여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콜은 환자 건강과 안전을 위한 모든 유형의 현장 시정 조치를 지칭하는 것으로 모든 제품에 대한 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의료인과 환자의 논의를 거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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