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실무급 무역협상 난기류?…中대표단, 美농가 방문 취소(종합)

입력 2019-09-21 05:22
수정 2019-09-21 10:21
미중 실무급 무역협상 난기류?…中대표단, 美농가 방문 취소(종합)

다시 강경해진 트럼프 "빅딜 원한다…대선前 합의 필요 없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실무급 무역 협상이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미·중 양측이 서로 선의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좁은 범위의 '스몰딜' 기대가 커졌던 분위기에 비춰보면 다소 예상 밖이다. 미·중은 이번주 차관급 협상을 벌인 뒤 다음 달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중국 측 당국자들이 미국 농가를 방문하는 일정을 돌연 취소한 게 대표적이다.

20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미 몬태나주 농업 당국은 중국 대표단의 방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몬태나 농업 당국 측은 "중국이 방문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면서 "네브래스카주 방문도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정 변경의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무급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중국 대표단은 다음 주께 대표적인 곡창 지대인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정하기 위한 행보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농산물 구매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협상 타결의 '청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실무급 협상 테이블의 이상기류가 불거지면서 중국 측이 일정을 돌연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도 기존보다는 다소 강경해진 뉘앙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매우 큰 규모"라면서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빅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핵심 이슈로 지식재산권 문제를 꼽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는 탄탄하지만, 무역에 있어 '사소한 다툼'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부분적인 합의가 아닌 완전한(complete) 합의를 원한다"면서 "대선 이전에 합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고, 조만간 1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보고 있다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미·중 양국이 '관세 폭탄'을 다소 완화하면서 협상타결 기대감을 높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437개 품목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잠정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빨대, 크리스마스트리 조명, 애완용품 등이다. 25% 관세가 부과된 2천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군에 포함되는 품목이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수입업체들의 '관세 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미·중 협상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도 미국산 16개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10월 1일로 예정된 대중(對中) 추가 관세를 2주가량 연기한 바 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