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여행] 강원권: 그대에게 행운을…낮에 피고 밤에 지는 신비의꽃 가시연

입력 2019-07-19 11:00
[#꿀잼여행] 강원권: 그대에게 행운을…낮에 피고 밤에 지는 신비의꽃 가시연

반세기 만에 부활, 강릉 경포습지 복원…붉고 하얀 연꽃 어울려 장관



02(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따스한 봄이 지나가고 무더운 여름, 진흙탕 속에서도 때 묻지 않고 망울을 터뜨리는 신비로운 꽃이 있다.

바로 '가시연꽃'이다.

가시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1년생 수초로 '개연'으로도 불린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식물이다.

열매와 잎에 뾰족한 가시가 있어 가시연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1년만 살다 떠나가서일까, 멸종 위기 식물인 탓에 쉽게 만나기가 어려워서일까, 가시연의 꽃말은 '그대에게 행운을'이다.

신기하게도 낮에 활짝 피었다가 밤이 되면 마치 신데렐라처럼 오므라든다.

가시연을 감상하고 싶다면 날씨가 좋은 오전에 가는 게 좋은 이유다.



가시연은 무더운 7∼8월이면 가시 돋친 꽃자루 위에 1개의 자줏빛 꽃을 피우는데 꽃잎이 많고, 꽃받침 조각보다 작다.

수술도 많아서 8겹으로 돌려나고, 씨방 8실은 꽃받침 아래 위치한다.

씨에서 싹터 나오는 잎은 작고 화살 모양이지만 큰 잎이 나오기 시작하여 자라면 최대 2m에 이른다.

이맘때면 강릉 경포가시연습지는 흐드러지게 핀 연꽃에 '신비의 꽃' 가시연으로 아름답다.

7년에 걸친 습지복원사업 끝에 반세기 만에 다시 꽃을 피워 더 특별하다.

경포습지 복원사업 시행 전인 2008년 묵논이었던 이곳에 가시연의 존재는 문헌으로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10년 복원작업 중 땅속에 휴면상태로 있던 가시연의 매토종자가 발아에 최적 조건이 형성되자 자연 발아하면서 반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가시연 서식지 개선사업을 통해 조성된 가시연 발원지에는 가시연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어 가시연을 더 쉽고, 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가시연습지에는 오랜 기간 물이 흐르고 고이기를 반복한 만큼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홍연과 백연은 물론 수련, 노랑어리연, 마름, 참통발 등 생소한 이름을 가진 수생식물들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습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습지 해설사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가시연습지 내 가시연 발원지와 연꽃단지에 습지 해설사가 있어 습지의 다양한 모습과 생물 다양성을 알기 쉽게 해설해준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지만, 미리 신청하지 못했더라도 경포 3·1운동 기념탑 주차장에 있는 방문자센터에 찾아 신청하면 간단한 생태해설을 들을 수 있다.

가시연습지는 경포호를 끼고 있어 습지를 다 구경하고 난 뒤에는 경포호를 산책하는 것도 좋다.

호숫물이 거울과 같이 맑다는 의미가 담긴 경포호는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시원한 파도가 부서지는 경포해수욕장까지 인접해 있어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도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찾아보길 권한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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