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조탄압' 삼성 규탄…김용희씨와 함께 싸울 것"
강남역서 '철탑농성' 삼성 해고노동자 김씨 복직 촉구 문화제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시민단체들이 삼성의 노동조합 탄압을 비판하고, 서울 강남역에서 한 달째 철탑농성을 벌이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0)씨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과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 등은 10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문화제를 열고 "삼성은 해고장도 없이 김씨를 부당 해고하고 복직 요구에도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의 노조 파괴 공작에 맞서 김씨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정년 전 복직을 요구하며 강남역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간 김씨는 이날 정년을 맞았다.
그는 31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단식투쟁은 38일째다.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동료들과 시민단체들이 김씨의 건강을 우려해 철탑농성을 중단하라고 설득했으나 김씨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김씨는 수차례 단식하고 삼성 본관 앞에서 싸웠다"며 "한 인간이, 가족이 파괴됐는데도 삼성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일이라고, 법적으로 해볼 방법이 없다고,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됐다고 이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창원 목사는 "목숨을 건 투쟁으로도 바뀌지 않으면 삼성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가서도 똑같이 노동자들을 착취할 것"이라며 "평등한 세상, 평화로운 세상, 노동자가 잘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선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싸워야 한다"며 김씨에게 힘을 실었다.
정 목사는 또 "촛불이 사회를 바꿨듯이 삼성을 엎기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하고 그래야 김용희 씨가 철탑에서 내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복투 소속 이재용씨는 "김씨가 잘못되면 정말 무의미한 싸움이 된다. 삼성과 싸우기 위해선 김씨가 살아야 한다"며 김씨에게 건강을 챙기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문화제 도중 사회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려운 걸음 해 주셔서 힘이 난다"면서 "건강 관리 잘해서 그 빚을 갚을 수 있게 투쟁으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이번 주에는 물과 소금을 끊지 말아 달라고 하자 "그 마음에 동의하겠다"고 화답해 당분간 완전 단식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시민단체들은 11일에도 강남역에서 김씨의 복직을 촉구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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