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반군, 라카인주서 납치·발포 등 민간대상 범죄"
이양희 유엔 미얀마특별보고관 "전쟁범죄 이를 수도" 우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해 학살 논란이 일었던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등에서 미얀마군과 반군 간 충돌로 또 다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전쟁범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유엔 관계자가 경고하고 나섰다.
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양희 유엔 미얀마특별보고관은 전날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서 "라카인주 북부와 친주 남부 일부 지역에서 지난 몇 달간 미얀마군과 아라칸군(AA)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민간인들이 받는 충격이 엄청나다"고 밝혔다.
아라칸군은 라카인주에서 불교계 소수민족인 라카인족(또는 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무장 반군 세력이다.
이 보고관은 "미얀마군과 아라칸군이 저지른 많은 행위가 국제적인 인도주의 법률을 위반하고 있어 인권침해는 물론 전쟁범죄에 이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라칸군은 팔렛와 지역에서 12명의 건설 노동자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납치했고, 방글라데시와의 접경 마을에서도 주민 52명을 강제로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 보고관은 또 대다수가 라카인족인 민간인들이 아라칸군과 연계 의혹 때문에 미얀마군에 의해 억류돼 심문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구금 중에 주민 몇 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초에는 라카인주 라티다웅 지역 내 키아욱 탄 마을에서 심문을 위해 학교 건물에 억류돼 있던 주민 중 6명이 미얀마군 발포로 숨진 바 있다.
미얀마군은 당시 "주민들이 군을 공격하려 해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 측간 충돌로 현재까지 3만5천여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고 이 보고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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