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최초 세계관세기구 고위직에 선출된 강태일 국장
"개도국의 세관 행정 표준화·선진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세계관세기구(WCO) 능력배양국장에 선출된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은 29일 한국의 선진 관세 행정 경험을 토대로 세계 관세 행정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국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 총회에서 WCO의 5개 선출 보직 가운데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에 당선된 뒤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선거에는 강 국장을 비롯해 스위스·잠비아·튀니지·모로코 후보 등 모두 5명이 입후보했고,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강 국장이 당선됐다.
이로써 강 국장은 지난 1968년 한국이 WCO에 가입한 이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WCO 사무국의 고위직에 선출됐다.
또 관세청 개청 이래 국제기구 고위급 직위에 진출한 첫 사례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한국을 대표하는 WCO 선출직 직원으로서, 관세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나아가 세계 관세 행정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WCO는 어떤 기구인가.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각 관세 당국 회의체로서 현재 183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68년에 가입했다.
관세 행정 분야의 국제표준을 정립하고 불법 부정무역 단속 공조를 도모하며 개도국의 세관 현대화를 지원하는 등 국제 관세 정책과 행정 분야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다.
WCO 회원국들의 교역량은 전 세계 교역량의 99%에 이른다.
--선거 과정에 어려웠던 점은.
▲이번 총회에서 있었던 또 다른 선거인 조사통관국장 선거에는 2개 국가(영국, 인도)의 후보가 입후보했지만 능력배양국장 선거에는 한국을 포함한 5개 국가(스위스, 잠비아, 튀니지, 모로코)의 후보가 입후보해 선거 동향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183개 회원국이 국가별·지역별로 처한 무역환경이 상이하고 제도·인프라·인적자원 등 관세행정 수준이 각각 달라 WCO 능력배양국장 후보자로서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세밀하고 수준 높은 검토가 필요했다.
개도국의 세관 행정 현대화를 책임지는 능력배양국장 후보자로서 지역별 세관 환경 등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비전을 구상하는 과정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입했다.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WCO 능력배양국장 직위는 WCO의 5개 선출 보직 중 하나로서, 회원국의 세관 행정 능력을 제고하는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183개 회원국의 4분의 3에 달하는 개도국들의 관세 행정 표준화와 현대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신속통관, 불법 부정 무역에 대한 위험관리,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시스템 현대화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에서 회원국의 수요를 반영해 기획하고 시행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WCO 능력배양국장으로서 역점을 둘 사업은.
▲WCO는 능력배양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매년 약 2천만 유로(약 260억 원) 이상의 자체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회원국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WB)·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 긴밀히 협력해 능력배양 사업의 확대와 다각화에 힘쓸 방침이다.
--한국이 글로벌 관세 행정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있다면.
▲한국은 선진 관세 행정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로, 그동안 다양한 관세 행정 분야를 주제로 개도국 대상 초청 연수를 개최하는 등 WCO 회원국의 능력배양 활동에 많은 기여했다.
특히 한국은 이른 시간에 관세 행정 현대화를 이룩한 경험을 보유했고 ICT 신기술의 관세 행정 적용을 선도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경험을 능력배양 프로그램의 운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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