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정농단' 심리 종료…박근혜·이재용 7∼8월 선고 전망(종합)
6차례 심리 후 추가일정 안 잡아…'경영권 승계작업' 존재 여부 결론 주목
'정유라 말 소유권' 판단도 주요 변수…추가 심리일정 지정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건의 상고심 심리가 종료되면서 조만간 이들의 운명을 가를 최종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6차 심리를 진행한 뒤 추가 심리일정을 잡지 않고 심리절차를 끝냈다.
이에 따라 국정농단 사건은 7~8월께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7월에는 전원합의체 기일이 비교적 이른 18일로 잡혀있어 판결문 작성에 충분한 시간을 두기 위해서는 8월 중에 선고일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원합의체 사건의 경우 심리를 종결한 뒤 선고까지 두 달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전망대로 8월 중에 선고가 내려지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대법원에 상고된 뒤 1년 6개월 만에,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지난해 9월 상고된 뒤 11개월 만에 최종 결론이 난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기소된 지 2년 6개월 만에, 박 전 대통령 등이 같은 해 4월 기소된 시점을 기준으로는 2년 4개월 만에 국정농단 사건이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대법원은 다만 "추후 필요에 따라 심리를 재개하거나 선고기일을 지정할 수 있다"며 추가 심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선고를 미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삼성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최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와 관련이 있어 대법원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회계부정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당시 삼성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이 존재했다는 정황이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경영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없었다'는 이 부회장의 2심 판단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없다는 전제에 따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네면서 부정한 청탁을 할 일도 없었다고 판단하고 관련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6번의 심리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등을 토대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하면 2심 결론은 파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파기환송심이 정유라 말 구입액이나 영재센터 지원금도 뇌물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어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유라에게 제공된 말들의 소유권을 삼성과 최씨 중 누가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는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말들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이전됐다고 판단해 말 구입액 34억원이 뇌물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2심 재판부도 말 구입액 전부가 뇌물액이라고 봤다.
반면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는 최씨가 말을 실질적으로 소유한다는 인식은 했지만, 형식적인 소유권은 삼성이 가지고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말 구입액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산정이 불가능한 '말 사용료'가 뇌물액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총 뇌물액은 코어스포츠에 제공한 승마지원 관련 용역비 36억원만 인정됐다. 횡령액도 1심이 인정한 80억원(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액 16억원 포함)에서 36억원으로 줄었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 중 법정형이 가장 낮은 혐의가 인정됐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이 틀렸다고 판단하면 이 부회장의 횡령액은 최소 70억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렇게 되면 법정형 하한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고, 법원이 형 감경을 하지 않는 한 집행유예는 선고될 수 없다. 1심 선고처럼 이 부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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