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끝내 무죄공표 안 해준 뮬러 맹공…"트럼프 반대자"(종합)

입력 2019-05-31 05:08
트럼프, 끝내 무죄공표 안 해준 뮬러 맹공…"트럼프 반대자"(종합)

"뮬러의 FBI 국장직 요구 내가 거부"…"탄핵은 더럽고 역겨운 단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도 자신에 대한 무죄 선언을 해주지 않은 로버트 뮬러 특검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뮬러의 회견은) 수사보고서와 같았다.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는 것"이라며 "뮬러는 보고서와 근본적으로 같은 내용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뮬러는 내게 연방수사국(FBI) 국장 자리를 달라고 했지만 나는 안된다고 했다"면서 "뮬러는 특검이 돼서는 안 됐다. 뮬러는 진짜 트럼프 반대자"라고 비난했다.

뮬러 특검이 FBI 국장직을 얻지 못해 특검 수사로 자신에게 보복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문답 후 올린 트윗에서도 "뮬러는 FBI 국장 지명을 바라며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 왔었다. 그는 이미 그 자리에서 12년을 일했고 나는 그에게 '노(NO)'라고 했다. 다음날 그는 특검에 지명됐다. 완전한 이해충돌이다. 멋지다!"라고 같은 주장을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특검보고서에 등장하는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증언을 인용,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FBI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도록 뮬러를 초대했었고 뮬러가 (국장) 자리를 기대하고 (백악관에) 오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뮬러 특검이 FBI 국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뮬러 특검은 2001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임명으로 FBI 국장을 맡아 2013년까지 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기자회견으로 대통령 탄핵 주장이 더 거세진 것과 관련해서는 "(탄핵은) 더럽고 추잡하고 역겨운 단어"라면서 "거대한 대통령 괴롭히기"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나를 전혀 돕지 않았다. 만약 그런 게 있었다면 러시아는 다른 쪽을 도왔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것은 민주당 쪽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이날 아침 "내가 당선되도록 도운 러시아와 내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제 러시아(에 대한 얘기)가 사라졌다"는 트윗을 올려 러시아의 지원을 인정한 것인지 논란이 일었는데, 곧바로 러시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물러선 것이다.

뮬러 특검은 전날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무죄임을 밝혀주지 않은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일 미군 해군기지 방문에 앞서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전함이 눈에 띄지 않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런 지시를) 알지 못한다"라면서도 누가 했든 좋은 뜻에서 한 지시일 것이라고 두둔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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