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가까워진 '법구경'…'읽는 그대로 깨달음의 詩'

입력 2019-05-21 16:39
쉽고 가까워진 '법구경'…'읽는 그대로 깨달음의 詩'

법현스님 "누구든 쉽게 읽고 공감하길"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열린선원장인 법현스님이 불교 대표 경전인 '법구경'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법구경은 부처님 가르침을 시구 형태로 쓴 초기 불전이다. 불자 여부를 떠나 부처님 말씀을 구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경전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불교 서적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법구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 해도 쉽게 손에 가져가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제각각인 번역에 읽기가 까다롭거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법현스님은 법구경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내용을 풀고, 해설을 달고, 쉬어갈 수 있는 사진을 곁들였다. 책 제목은 '읽는 그대로 깨달음의 詩'다.

그는 21일 서울 인사동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법구경은 함축된 의미가 대단하고, 내용은 아름답다고 보면 된다"며 "우리말이라도 속뜻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겉뜻만이라도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풀어썼다"고 말했다.



법구경에는 모두 423편의 시가 실려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운율을 넣어 시처럼 된 문장인 게송(揭頌) 423편이 저마다 가르침을 담고 있다.

법현스님은 비슷한 맥락을 담은 게송들을 삼삼오오 묶었다. 그렇게 묶은 게송 아래 부처님이 주고자 한 가르침에 대한 풀이를 달았다.

명상을 연상케 하는 사진들은 게송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쉼표 같은 장이다.

'읽는 그대로 깨달음의 詩'는 독자의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가격은 확 낮췄다. 1만원에서 한참 빠지는 7천900원이다. 책표지, 종이 질을 고급화해서 값을 비싸게 받는 요즘 추세와 반대다.

책을 낸 출판사 관계자에게 "이 가격에 팔아도 수익이 남나요"라고 물어보니 "팔아도 우리가 가져가는 게 많지는 않을 거 같네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열린선원에 이어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세계선원을 개원한 법현스님은 작년 일본 나가노 교포 사찰인 금강사 주지도 맡아 활동한다. 그간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사람', '그래도, 가끔' 등의 저서를 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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