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 "식약처 늑장대응에 '성분논란' 인보사 72건 추가처방"

입력 2019-05-02 06:15
오제세 "식약처 늑장대응에 '성분논란' 인보사 72건 추가처방"

허가 당시와 주성분 달라 제조·판매중단…"식약처 허가 과정도 의문"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실제 성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와 다를 가능성이 제기됐음에도 식약처의 늑장 대응으로 72건이 추가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인보사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제조에 사용된 세포의 변경 가능성을 보고받은 지난 3월 22일부터 식약처의 제조·판매 중지 요청이 이뤄진 같은 달 31일까지 인보사 총 72건이 처방됐다.

일별로는 3월 24일 9건, 25일 29건, 26일 9건, 27일 16건, 28일 9건 등이었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최초로 허가받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그러나 주성분 가운데 세포 1개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로, 식약처 허가 때와 다르다는 점이 확인돼 유통과 판매가 중단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신장유래세포는 종양 유발 가능성 등 부작용이 있는 성분이다.



오 의원은 식약처가 인보사의 제조·판매 중지 요청 과정을 너무 지체했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주성분 세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3월 22일 식약처에 중간보고를 했다. 같은 달 29일엔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실제 세포가 다르다는 최종 결과를 보고했다.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에 인보사의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한 것은 이틀이 지난 3월 31일이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미국 임상에 사용된 세포와 국내 제품 세포의 제조소가 달라 두 세포가 같은 세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오 의원은 "식약처가 좀 더 발 빠르게 대처했다면 인보사 72건은 추가로 처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 의원은 식약처 허가 당시 인보사의 유효성 입증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인보사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과 비교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와 무릎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받았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유효성 입증을 위해선 히알루론산과 같은 골관절염에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과 비교실험을 진행했어야 함에도 골관절염에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생리식염수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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