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영진이 269억 횡령…지투하이소닉 상장폐지 위기

입력 2019-04-29 12:00
전현직 경영진이 269억 횡령…지투하이소닉 상장폐지 위기

자본잠식률 87%…횡령 가담한 전 대표 '자수'로 검찰 수사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채고, 회사 자금을 빼돌리는 등 범죄 행위로 회사를 무너뜨린 코스닥 상장사의 전·현직 경영진이 검찰에 붙잡혔다. 경영자가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는 코스닥 상장사 지투하이소닉[106080] 곽모(46)·김모(55) 전 각자대표 등 전직 경영진 5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이들을 도운 현 경영진 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작년에 대표가 된 곽·김 전 대표는 같은 해 4월 전임 경영진으로부터 회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동시에 자회사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다시 회사 인수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1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들은 같은 해 7월 자기 자본도 없이 사채 70억원을 끌어다 가짜 유상증자를 공시한 후 이를 근거로 전환사채(CB) 100억 원어치를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96억원을 개인 용도로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곽 전 대표가 작년 11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리는 자수서를 제출한 이후 수사에 착수했다.

곽 전 대표는 자수한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범행이 발각돼 구속될 것을 예감하고 재판에서 정상을 참작 받으려고 한 것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자수한 곽 전 대표와 함께 회사 각자대표를 맡았던 김씨도 함께 구속했으며, 자금 담당자 정모(54·불구속) 씨 등과 함께 지난 2월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이들에게 회사를 넘긴 전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도 포착해 수사했다.

검찰 수사 결과, 2006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류모 씨는 2016년 당시 새로 최대주주가 된 김모 씨와 사이가 멀어지면서 대표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최대주주의 지분을 고가에 사주기로 이면 합의를 했다.

류씨는 자금 마련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고, 들어온 자금 중 173억원은 개인 목적의 지분 매입에 사용해 횡령했다. 공시에 밝힌 BW 발행 사유였던 베트남 공장 증설 투자나 운영자금 마련은 모두 거짓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주가는 3천500원 수준이었으나, 류 전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대주주에게 주당 약 7천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간 경영진이 이 회사에서 횡령한 자금은 269억원에 이른다.

경영진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며 제 몫만 챙긴 탓에 회사는 벼랑 끝에 서 있다.

대기업에 휴대폰 카메라렌즈 부품을 납품하던 이 회사는 작년 12월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87%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외부감사인의 의견 거절에 따라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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