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패배 인정 않는 터키 집권당…"투표부정 형사고발"

입력 2019-04-18 18:42
이스탄불 패배 인정 않는 터키 집권당…"투표부정 형사고발"

AKP "광범위한 투표 부정 저질러져…재선거 요구와 별도로 고발"

"쿠데타 세력 가족이 투·개표위원에 대거 포함" 주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집권당이 이스탄불 시장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취소 결정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의개발당'(AKP)의 알리 이흐산 야우즈 부대표는 17일(현지시간) 야당 후보의 이스탄불 광역시장 당선 결정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선거 후 자체 확인한 불법행위를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야우즈 부대표는 "최고선거위원회(YSK)에 제출한 재선거 요청에 관한 결론이 어떻게 나든, 부정선거 용의자를 수사 당국에 정식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우즈 부대표는 이스탄불주(州) 내 39개 모든 구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두번째로, 선거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선거법령 개정이 이스탄불 시장 선거 무효화 결정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AKP는 전국적으로 52%를 득표해 단체장과 의회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그러나 최대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광역시장을 야당에 내줬다.

특히 이스탄불에서 AKP는 여러 차례 재검표 확대를 요구했으나 결과를 뒤집지 못하고 약 1만4천표 차로 패배했다.

이달 16일 AKP는 투표 과정에서 조직적인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하며 YSK에 이스탄불 '선거 무효' 결정과 재선거를 요구했다.

그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스탄불 선거는 '무효'라고 선언하며, 재선거를 하라고 선거 당국을 압박했다.

YSK의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선거 무효 결정이 내려진 지역은 6월 2일에 재선거를 치른다.



야우즈 부대표는 투·개표 위원은 공직자 중에서 선정돼야 하는데 YSK의 부실한 업무 처리로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선거 당국을 비난했다.

그는 투·개표 위원 중 일부가 '쿠데타 세력'에 연루된 혐의로 해임된 전직 공무원이며, 수천명이 '펫훌라흐주의 테러조직'의 직계 가족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이스탄불 선거가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펫훌라흐주의 테러조직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서 미국에 체류하는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지지세력을 가리킨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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