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충성파' 연준이사 후보 옹호…"정치문제 아냐"
커들로 방송인터뷰 "철학 공유하는 인물 원해"…멀베이니도 가세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사로 자신을 지지해온 인사 2명을 앉히려는 것과 관련,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7일(현지시간) 적극적인 옹호에 나섰다.
현재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2명이 공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59)를 이사에 지명한 데 이어 기업인 출신 허먼 케인(74)을 추천해 신원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이들의 뒤에서 후원하고 있다면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에 다른 관점을 지닌 인물을 배치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연준에서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그건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케인에 대한 지명 방침이 살아있다면서 "그는 훌륭한 연준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지해온 '충성파'인 데다 현 연준 정책을 비난해온 점에서 전문성과 성향, 자질 등을 놓고 비판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준 청문회에서 격전이 예상된다고 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하는 등 통화·금융 정책 방향을 압박해왔다.
케인은 1986년부터 1996년까지 피자 체인 '갓파더스'의 최고경영자를 지냈고, 1992년부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직을 맡아 1995∼1996년 의장을 역임했다.
2011년 흑인으로는 유일하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관심이 쏠렸지만 '갓파더스' CEO 시절의 성희롱 의혹이 불거져 중도 사퇴했다. 이어 '케인과 13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불륜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케인은 정치에 깊이 관여해오다가 최근 '친(親) 트럼프' 성향을 노출했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부정적 보도와 맞서 싸운다며 정치자금후원회 '반격하는 미국'을 만들어 TV 광고에 거액을 쏟았다.
무어는 2016년 대선 운동 기간에 트럼프 캠프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보수성향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을 맡아 작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저서를 펴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고위 관리들은 두 명의 정치적 충성파들을 연준 이사로 지명하려는 대통령의 계획을 옹호했다"며 이들이 이사 후보들의 자격과 사생활에 대한 논란은 무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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