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세 소년, '8년 전 실종 아동' 자처하며 나타나

입력 2019-04-04 16:27
美 14세 소년, '8년 전 실종 아동' 자처하며 나타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10대 소년이 8년 전 일리노이 주 시카고 인근에서 의문 속에 실종된 6세 아동을 자처하며 나타나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NN·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소년은 이날 오전 켄터키 주 북부 캠벨 카운티를 배회하다 경찰 눈에 띈 후 2011년 시카고 북서 교외 도시에서 사라진 티머시 피츤(당시 6세)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남성에게 납치돼 지난 8년간 잡혀 있었다면서 오하이오 주의 모텔 '레드 루프 인'(Red Roof Inn)에서 탈출, 다리 건너 켄터키 주에 닿을 때까지 줄곧 달렸다고 말했다.

소년은 납치자를 "보디빌더 타입 체격을 한 두 백인 남성"으로 묘사하면서 한 남성은 목에 거미줄 문신을, 다른 남성은 팔에 뱀 문신을 하고 있으며 위스콘신 차량번호판을 단 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다녔다고 전했다.

소년은 탈출한 모텔의 위치를 알지 못했으며, 경찰은 소년의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인근의 레드루프 인 모텔을 모두 뒤졌으나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사법 당국은 아직 소년의 신원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츤은 여섯 살이던 2011년 5월, 어머니 에이미 프라이-피츤(당시 43세)이 일리노이 주 오로라의 그린먼 초등학교에서 "가족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며 조퇴시켜 데리고 나간 후 실종됐다.

프라이-피츤은 당시 사흘동안 아들을 동물원과 워터파크 등으로 데리고 다니며 짧은 여행을 즐겼다.

미국 실종 및 착취 아동센터(NCMEC)에 따르면 이들 모자의 이동거리는 800km가 넘었으며 피츤이 마지막 목격된 곳은 유명 관광지 위스콘신 주 델스의 워터파크다.

수사 당국은 "확보한 각 장소의 보안감시용 폐쇄회로TV를 보면 모자는 편안하고 즐거워보였다"고 전했다.

여행 중 프라이-피츤은 친정 어머니를 비롯한 몇몇 가족과 짧은 통화를 하며 안부를 전했다.

그러나 프라이-피츤은 일리노이 주 록포드의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자살로 판정됐다.

이후 발견된 유서에서 프라이-피츤은 "아들은 안전하게 잘 있다. 사랑해주고 잘 돌봐줄 사람들에게 맡겼다"면서 "영원히 그를 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썼다.

경찰은 일리노이·위스콘신·아이오와 등에서 수사를 벌였으며, 수천건에 달하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피츤의 아버지 제임스 피츤은 "사건 당일 아침, 아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줬다"면서 "당시 아내와 결혼생활 위기를 겪고 있었으나, 자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내 프라이-피츤이 자살 수시간 전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아들은 내가 데리고 있고, 잘 있다"는 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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