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대책 마련하라"
'향유의 집' 폐쇄 요구…한국노총 "탈시설 따른 고용불안 해결돼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는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인 '향유의 집'을 폐쇄해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장차연은 4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향유의 집을 폐쇄하고, 장애인들의 탈(脫)시설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동식 침대에 누워 기자회견에 참석한 탈시설 당사자 모임 '벗바리' 소속 선철규 씨는 "왜 우리는 시설에서만 살아야 하나, 왜 장애인은 행복하면 안 되는가"라며 "사람은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인도, 예비 장애인도 같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탈시설 권리를 주장했다.
'벗바리'의 추경진 씨는 "장애인도 사람이다. 사람이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사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100번 생각해도 지옥 같은 시설에서 사는 것보다는 밖으로 나와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장차연은 특히 '향유의 집' 노동자들이 속한 한국노총 사회서비스노조가 노동권을 이유로 장애인권을 외면하며 시설 폐쇄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유의 집 노조는 의사 표현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은 시설에서 나가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며 "탈시설 정책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구조조정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노총 사회서비스노조 '향유의 집' 지회는 장애인들의 탈시설 권리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향유의 집' 지회는 서울장차연 기자회견에 이어 같은 자리에서 집회를 열고 "향유의 집을 산하에 둔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의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통합' 운영방침과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을 존중한다"며 "우리가 일관되게 요구한 것은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에 따른 시설 종사자의 고용안정 대책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시설 정책은 시설 폐쇄로 이어지는 만큼 고용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책이 없다면 1천여명이 넘는 중증 장애인 시설 돌봄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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