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부진 씻어낸 벤투호의 맞춤 전략 '손톱·다이아몬드'

입력 2019-03-26 23:02
수정 2019-03-27 15:32
아시안컵 부진 씻어낸 벤투호의 맞춤 전략 '손톱·다이아몬드'

손흥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제자리 찾기 성공'

다이아몬드 전술·풀백 대각선 패스로 '기성용 공백 지우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손톱 작전'과 '다이아몬드 대형'을 앞세운 벤투호가 3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아시안컵 8강 탈락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맞춤 전략' 찾기에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2일 볼리비아를 상대로 이청용(보훔)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낸 벤투호는 콜롬비아마저 돌려세우고 3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비매너' 팔카오·'해설논란' 감스트…콜롬비아전 논란의 장면들 / 연합뉴스 (Yonhapnews)

벤투호는 볼리비아전과 콜롬비아전을 맞아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까지 A플랜으로 가동했던 4-2-3-1 전술을 버리고 과감하게 4-1-3-2 전술을 꺼내 들었고, 결론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손흥민의 활용법을 놓고 고심해왔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 앞서 벤투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쳤고, 팬들은 벤투 감독에게 제대로 된 '손흥민 활용법'을 찾으라는 과제를 부여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을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면서 다양한 '손흥민 시프트'를 시도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2선 공격수를 맡은 손흥민은 장점인 '킬러 본능' 대신 도우미로 변신해 오히려 득점과 거리가 멀어지는 모습이었다.

결국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를 맞아 대대적인 전술 변화를 선택했고, 그 결과는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변신이었다.

손흥민은 볼리비아 평가전에서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선발로 투톱 스트라이커 호흡을 맞췄고, 콜롬비아전에서는 황의조와 최전방을 책임졌다.



볼리비아전에서는 아쉽게 득점을 놓쳤던 손흥민은 마침내 콜롬비아를 상대로 전반 16분 A매치 9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손톱 작전'이 마침내 결실을 본 순간이었다.

또 다른 전술의 승리는 '다이아몬드 대형'이었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을 1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날개,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한 4-1-3-2 전술을 썼다.

좌우 날개가 중앙으로 파고들고, 좌우 풀백이 사실상 측면 날개 역할을 맡으면서 순식간에 공격진에 7명이 포진하는 공격 축구 전술이었다.

그동안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면서 공격진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벤투 감독은 공격진의 짧고 빠른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개를 주문했고, 태극전사들은 이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다이아몬드 대형을 가동하면서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뉴캐슬)이 맡았던 패스 전개는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번갈아 맡았다.

중앙 수비수들은 좌우 측면의 뒷공간으로 대각선 롱패스를 전개하며 공격의 방향을 전환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형 미드필더나 오버래핑에 나선 좌우 풀백에게 볼을 전달하며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벤투호는 3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손흥민 스트라이커 작전'과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대표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전술을 찾아내며 상승세를 맞게 됐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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