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대륙간탄도미사일 동시다발 요격 실험 첫 성공
요격미사일 2기, 날아오는 ICBM 중복 타격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나 이란 등으로부터 날아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겨냥한 '동시다발 요격'(salvo intercept)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AP통신과 미국의 국방 전문 디펜스뉴스닷컴(defensenews.com)은 미사일방어청(MDA)이 25일(현지시간) 시행한 실험의 결과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몇초 간격으로 쏴 올려진 2기의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이 날아오는 ICBM 목표물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으로써, 성공한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먼저 발사된 GBI가 목표물로 설정된 탄도미사일을 1차로 타격하고 난 뒤 두 번째 발사된 GBI는 잔해와 파편을 분석해 치명적인 요소를 파악, 이를 재가격했다.
새뮤얼 그리브스 MDA 청장은 "이번 건은 위협적인 ICBM 목표물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동시다발 요격 실험으로서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안한 대로 완벽하게 실행됐다"고 평가했다.
GBI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의 지하 격납 시설에서 발사됐고, 목표 탄도미사일은 이와 6천400km 떨어진 마셜제도의 육군 레이건 시험장에서 쏘아 올려졌다.
동시다발 요격은 실전 상황에서 교란 장치를 이용함으로써 위치를 파악하거나 타격하기 어렵게 만드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명중률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SC)의 로라 그레고는 "극비리에 진행된 이번 실험의 수준이 얼마나 높게 세팅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과연 얼마나 실제적이었을까?"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미 국방부는 1999년 이후 17차례에 걸쳐 미사일 요격 실험을 시행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에 처음으로 ICBM급 목표물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했으나, ICBM을 동시다발로 요격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의 서부까지 다다를 수 있는 '화성-14형' 등 ICBM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핵실험을 포함한 ICBM 발사 실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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