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서 한국에 밀린 일본, '포스트 5G'로 반격 노린다

입력 2019-03-25 11:02
5G서 한국에 밀린 일본, '포스트 5G'로 반격 노린다

유럽과 공동연구…4G의 1천배 이상 전송속도 목표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한국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이 '포스트 5G'로 반격을 노린다.

2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휴대전화 차세대 규격인 '포스트 5G'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

일본 측에서 와세다(早稻田)대학의 가와니시 데쓰야 교수가 주도하는 공동 연구에는 유럽 대학과 일본 통신장비업체 NEC, 도이치텔레콤 등이 참가한다.

포스트 5G가 목표로 하는 통신 속도는 현재 보급된 4G(LTE)의 1천배 이상으로 블루레이 디스크(BD) 한 장분의 고화질 영화를 2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

5G는 4G보다 최대 전송속도가 20배 빠른 수준이다.

닛케이는 5G는 중국 등이 크게 앞서고 있지만, 포스트 5G에선 일본이 반격을 노린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휴대전화를 주축으로 한 이동통신은 1980년대 1세대가 등장한 이후 10년마다 진보를 계속해 왔다.



통신 속도는 지난 30년간 약 1만 배 빨라져 지금은 전 세계에서 '5G' 보급이 이뤄지는 단계다.

한국에선 내달부터 본격적인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다.

일본과 유럽의 공동 연구진은 5G의 다음 세대인 '포스트 5G' 규격으로 주파수 300기가(1기가=10억)헤르츠 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통신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새 기술은 5G에서 사용하는 28기가헤르츠 대역과 비교할 때 전송 정보량을 10배 이상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파수 신호를 증폭하거나 처리하는 기술과 정보를 처리하는 새 반도체 개발이 필요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이미 미국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는 300기가헤르츠 대역을 무선 LAN 등과 같은 규격의 하나인 단거리 통신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동연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유럽연합(EU)의 첨단기술 개발 프로젝트인 '호라이즌 2020'과 일본 정보통신연구기구의 예산을 쓸 예정이다.

와세다대학과 NEC 등 일본 측이 보유한 주파수 증폭 및 신호 처리 기술과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 측이 가진 고주파 반도체 회로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연구진은 독일에서 진행한 예비실험에서 70기가헤르츠 대역과 240기가헤르츠 대역의 전파를 이용한 통신을 시도해 850m 떨어진 건물 사이에서 목표치 대비 약 60%의 통신속도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전송속도 등을 올리는 연구를 계속해 2021년까지 고정 기지국 간의 통신 실험을 통해 실용화의 토대를 놓을 방침이다.

데이터 전송 및 실제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가와니시 교수는 "장래에는 조명(照明) 같은 저비용 소형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30년대에 포스트 5G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도쿄에서 열린 B20 서밋에 참석한 뒤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한다고 하는 등 자극적으로 표현하지만, 일본도 정부, 지자체, 통신사업자가 협력해 상당히 많은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한국이 5G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술을 갖고 있고, 우리 기술로 표준도 만드는 등 모든 걸 주도했지만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며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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