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 갈라지고 큰 바위 '쿵'…곳곳에 해빙기 안전사고 주의보
낙석사고 절반이 3·4월 발생…10년간 해빙기 안전사고 45건
봄만 되면 일제 점검 분주…"형식적 점검에 그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달 22일 부산 승학산에서 집채만 한 바위가 여러 차례 도로로 떨어져 가슴을 쓸어내렸다.
낙석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빙기 약해진 지반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낮과 밤 기온 차가 큰 해빙기는 땅속에 스며든 물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지반을 약하게 만든다.
이런 탓에 경사가 급한 절개지나 공사현장 등은 이맘때가 되면 갈라짐과 무너짐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빈번하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4∼2018년 낙석사고는 총 33건 발생했고 3월 10건, 4월 7건 등으로 3∼4월에 52%가 집중됐다.
최근 10년간(2008∼2017년) 해빙기 안전사고는 총 45건 발생했으며 총 8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사고 중 51%는 절개지에서 났고, 이어 축대·옹벽 20%, 건설공사장 18% 순으로 집계됐다.
◇ 해빙기 안전사고 우려…지자체 봄만 되면 '분주'
지자체는 해빙기만 되면 도심 곳곳에 도사린 붕괴와 낙석 위험을 막기 위해 분주하다.
붕괴 위험이 큰 대형 공사현장, 산사태와 낙석 우려가 있는 도로 주변에는 어김없이 점검반이 배치돼 위험 요소를 진단한다.
부산시는 해빙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건설공사장과 급경사지, 산사태 취약 지역을 분류해 점검 중이다.
급경사지 704곳, 산사태 취약 지역 125곳을 일제 점검한다.
건설공사장 취약시설 81개소 중 73개소를 자체점검하고 8개소는 민간 합동 점검반을 꾸려 표본 점검을 벌인다.
점검 과정에서 지적사항이 발견되면 현지 시정하거나 관리 주체에 통보한다.
◇ 해빙기 안전 우려 지역 관리 곳곳에 허점
부산시는 높이 5m 이상, 경사각도 34도 인공 비탈면이나 높이 50m 이상, 경사각도 34도 이상인 자연 비탈면 704곳을 급경사지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낙석사고가 발생한 승학산 비탈면은 급경사지로 분류되지 않아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바 있다.
급경사지는 위험도에 따라 A∼E등급으로 나누고 C등급 이하는 정비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승학산 낙석 구간은 어느 등급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시는 뒤늦게 승학산 낙석 우려 구간 총 3곳을 급경사지에 포함하고 붕괴 위험지역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위험지역을 별도 분류해 등급별로 관리하고 있지만 해마다 관리지역은 큰 변동이 없다.
민원이 발생하거나 사고가 터졌을 때야 뒤늦게 관리지역으로 추가하고 선제적 발굴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빙기 안전점검은 해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국민 안전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빙기에 산을 오를 때는 바위 절벽이나 능선, 계곡은 피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해야 안전하다.
소방청 관계자는 "해빙기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다른 계절보다 붕괴나 낙석 위험이 크다"며 "인명사고가 잦은 공사현장 등은 평소보다 작업자 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