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 파우더사용 암환자에 329억원 배상해야"
존슨앤드존슨 "암 유발 근거 없다" 즉시 항소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 법원이 글로벌 기업 존슨앤드존슨의 활석(滑石) 성분 파우더 제품을 사용했다가 암에 걸렸다며 소송을 낸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존슨앤드존슨은 이 여성과 그녀의 남편에게 배상금으로 무려 2천900만 달러(329억원 상당)를 내줘야 하게 됐다.
하지만 회사 측이 곧바로 항소 입장을 밝혀 최종 판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리게 됐다.
존슨앤드존슨은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 8위인 기업으로 제약, 메디컬, 화장품, 소비재 등 사업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미 오클랜드 소재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의 이런 평결은 미국 전역에서 제기된 무려 1만3천 건의 동일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의 첫 패소로 기록되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동시에 올해로 예정된 관련 소송들의 첫 판결로도 기록됐다.
재판부는 지난 1월부터 재판을 시작해 그동안 양측 전문가 10여명으로부터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배심원들은 원고 테리 레빗이 사용한 활석 성분 제품에 결함이 있지만, 회사 측이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과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은 내리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존스앤드존슨은 향후 수많은 소송 제기자들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곧바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측은 "평결 과정에서 절차상 오류 및 근거서류 미비 등 결함이 있었다"면서 "소송 제기 여성의 변호사들이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함유돼 있다는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뭐가 절차상 오류 및 근거서류 미비였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은 성명에서 "법 절차를 존중하지만, 평결이 의학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활석 성분 파우더 제품이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이 그동안 여러 차례 시험을 진행한 결과 활석 성분이 안전하고 석면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레빗은 이 회사 베이비파우더와 샤워 용제 및 과거 1960년대에서 1970년대 판매된 파우더를 사용했고, 이후 2017년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레빗 변호사 모쉬 메이먼은 "다른 재판부도 존슨앤드존슨의 주장을 기각한 바 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