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순방 과이도 "軍 600명 정권이탈"…美, 마두로측 6명 제재(종합)

입력 2019-03-02 07:58
남미순방 과이도 "軍 600명 정권이탈"…美, 마두로측 6명 제재(종합)

파라과이서 회견 "민주주의로 이행과정"…내일 아르헨·에콰도르 대통령 면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최근 군인 600명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서 이탈했다고 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과 면담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몇 시간 뒤에 새로운 항의 시위 계획을 밝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그간 베네수엘라의 군부에 명확하게 이야기해왔다"면서 "최근 며칠 사이 600명이 넘는 군인이 헌법을 지켜 전향했다.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명확한 과정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 지지를 토대로 여전히 국가기관을 통제하고 있다. 36만5천명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군을 지휘하는 고위층은 여전히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주변 우파국가들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마두로 정권을 향한 외교적 퇴진 압박을 한층 강화하는 차원에서 콜롬비아, 브라질 등을 연달아 방문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로 넘어간 뒤 2일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중도 우파 성향으로 마두로 정권에 비판적인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역에서 베네수엘라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같은 날 에콰도르도 찾아 레닌 모레노 대통령을 만난다. 모레노 대통령은 중도좌파 집권당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집권 후 기존 중도좌파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서는 과이도 의장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유력 후보들이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작년 대선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50여 개국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러시아, 중국, 쿠바, 터키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자신이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구호품의 국내 반입을 진두지휘하려고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출국금지 명령을 무시한 채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미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과이도 의장이 귀국한 뒤 체포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체포 위협에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의무라며 주말이나 늦어도 4일까지 귀국해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과이도 의장이 체포된다면 베네수엘라 국내외에서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압박이 다시 불붙는 계기가 전망이다.

미국은 인도주의 구호품 반입을 저지한 마두로 정권의 보안 분야 고위인사 6명을 제재하고 정부 관리 49명과 그 가족들의 비자를 취소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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