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北, 베트남식 성장 기회…개방 의지가 핵심 의문"

입력 2019-02-22 04:18
손성원 "北, 베트남식 성장 기회…개방 의지가 핵심 의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하면 중대한 경제적 성장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겸 경제컨설팅사 'SS 이코노믹스'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의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가늠하는 분석자료를 통해 베트남은 전후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을 선택해 놀랄만한 성과를 이뤘으며 북한은 베트남과 유사한 길을 추구하길 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대북제재가 풀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미간 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교수는 베트남과 북한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역사가 있고, 전후 경제가 혼란스러웠고, 베트남 역시 통일 전에는 남북으로 분단돼 있었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많은 차이점도 있다면서 베트남의 개혁개방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인터넷을 포함해 정보의 문을 활짝 열었지만 북한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외부로부터의 정보 차단을 원할 것이며, 이는 북한이 '경제특구'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베트남은 권력 집중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모든 권력을 쥐고 반대자를 허용하지 않는 '왕조식 독재국가'라고 평가했다.

또 베트남은 많은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개척하고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회원으로서 수백억 달러의 차관을 받아왔지만, 북한은 최근까지 정치적, 외교적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왔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북한이 필요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이 최고의 '이점'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면 북한의 경제개발은 크게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그러나 북한에 금융 인프라 미비와 북한이 제한적 개방을 하더라도 언제든 문을 닫을 수 있는 예측 불가의 정치적 위험,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북한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외부 세계에 대한 개방이나 외부 정보의 통제 여부에 대한 의지가 핵심적인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지난해 6월에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와 함께 주목되는 향후 북한의 개혁·개방 행보 여부와 관련, 베트남식 개혁개방이 한국에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등은 지엽적인 개방이고, 갑작스러운 통일은 한국에 너무 큰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개방의 길을 걸으면 최소 10년 이상 연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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