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부서 보코하람 공격에 난민 3만명 발생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주 나이지리아 북부 도시 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주민 3만여명이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바바 발로흐 UNHCR 대변인은 "주민들이 극심한 공포에 짓눌려 모두 도시를 빠져나갔다"며 피란민 대부분은 인근 국경을 거쳐 카메룬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란에서는 앞서 이달 14일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주민 등 14명이 숨졌다. 당시 마을 주민 9천여명이 카메룬으로 달아났다. 카메룬은 주민들을 돌려보내면서 보코하람 소탕 작전에 나선 다국적군 부대를 도시로 파견했다.
발로흐 대변인은 "군이 있을 때는 평화로웠는데 지금은 군이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코하람은 피란민들에게 란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겁을 줬다"고 말했다.
UNHCR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최근 보코하람 세력이 다시 공격에 나서면서 8만여명이 보르노 주와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다.
옌스 라에르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 대변인은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지난달 초 이후 유엔과 구호단체 소속 260여명의 직원이 보르노 주 3곳의 거점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신정 국가 설립을 내건 보코하람은 2009년 이후 곳곳에서 무장 테러와 납치를 저질렀다. 이들의 테러로 2만여명이 숨졌고 26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보코하람은 지난해 나이지리아와 주변국이 다국적군을 꾸려 대응에 나서면서 위축됐으나 내달 나이지리아 대선을 앞두고 정정 불안을 틈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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